남녀노소 칼슘 부족한 한국인
14.10.17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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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09 중앙일보>
30대 초반 여성 A씨는 두 달 전 회사에서 일하다 다리를 삐끗했다. 발목 부위가 심하게 부어오르고 아파서 병원에 갔다 깜짝 놀랐다. 뼈가 부러져 있었다. 의사가 ‘젊은 사람이 이런 경우가 흔치 않으니 골밀도 검사를 해보자’고 권유했다. 검사 결과 A씨는 골소공증(骨少孔症) 진단을 받았다. 뼈에 구멍이 숭숭 뚫려 뼈가 약해지는 골다공증(骨多孔症)의 전 단계다.
병원에서는 A씨의 평소 식습관을 병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A씨는 어려서부터 우유를 거의 먹지 않았다. 채소보다 육류 위주로 식사를 했다. 우유와 채소는 뼈 성장을 돕는 칼슘의 주요 공급원이다. 잘못된 식습관으로 뼈가 속 빈 수수깡처럼 자란 것이다. 현재 A씨는 칼슘제를 처방받아 복용하고 있다. 그는 “젊은 나이에 벌써 골다공증을 걱정하게 생겼다”며 “우유의 비릿한 맛이 비위에 맞지 않아 잘 마시지 않았는데 앞으론 챙겨 먹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칼슘 부족은 한국인의 고질병이다. 남녀노소 할 것 없다. 8일 국민건강영양조사(2013)에 따르면 한국인의 칼슘 섭취는 권장량(하루 700㎎)의 71.7% 수준에 불과했다. 이런 현상은 어제오늘 문제가 아니다. 조사를 시작한 1998년(71.1%)부터 15년째 만성적인 칼슘 부족 상태에 놓여 있다. 골다공증 뼈(위)의 단면을 확대해 보면 구멍이 많고 커서 앙상한 나뭇가지 모양이다. 반면 정상 뼈는 구멍이 작고 규칙적인 모양이어서 더 단단한 구조를 갖고 있다. 부족한 칼슘을 채우려면 무엇을 얼마나 먹어야 할까. 칼슘이 풍부한 채소·두부·멸치 등으로 균형 잡힌 식단을 짜는 게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그중에서도 먹기 쉽고 칼슘 흡수가 잘되는 우유와 두부를 추천한다. 한국영양학회장인 민혜선 한남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서양 사람들은 우유를 주식으로 하지만 우리는 간식으로 마시거나 음식 재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우유를 통한 칼슘 섭취가 부족하다”며 “‘우유 마시기 운동’이라도 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윤진숙 계명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젓가락으로 집어먹을 만한 크기의 두부(50g)에 칼슘 60㎎이 들어 있으니 6~7 조각 집어먹으면 칼슘 400㎎을 섭취한다”며 “이렇게 두 번 먹어 주면 두부로만 하루 권장량을 넘는다”고 말했다. 하루에 우유 두 잔과 두부 반 모 정도를 먹으면 칼슘 권장량을 채우는데, 매일 두부 반 모를 먹기 어렵기 때문에 멸치와 채소를 섭취하는 게 중요하다. 칼슘 섭취가 부족하면 젊은 나이에도 뼈에 문제가 생긴다. 박모(37·서울 양천구)씨는 몇 년 전 건강검진에서 골밀도가 낮다고 나왔다. 골다공증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매년 골밀도 검사를 받는다. 또 평소 육류와 커피를 즐기던 습관을 바꿔 채소와 우유를 먹는다. 아침 식단에는 두부와 멸치가 빠지지 않는다. 박씨는 “‘나이가 들어서 쉽게 뼈가 부러지거나 고생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식습관을 완전히 바꿨다”고 말했다.
<원문링크> http://article.joins.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16062425&cloc=olink|article|defau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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