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인구 늘며 거래품목도 다양화
초기엔 상품 신뢰 못해 비타민만, 경험 쌓이자 희귀품ㆍ대형TV도 인기 워킹맘 황모(38)씨는 지난 13일 미국 콜럼버스데이를 맞아 세일에 들어간 의류 브랜드 폴로 사이트에서 아이 옷 8벌과 남편 티셔츠 2장을 187달러(약 19만6,000원)에 구입했다. 배송비는 1만9,000원으로 옷 1벌에 2만원에 구입한 셈이다. 콜럼버스데이에는 미국 유통업체들이 앞다퉈 세일에 들어가기 때문에 온라인 쇼핑을 통해 해외에서 물품을 직접 구매해 배송 받는 ‘해외직구’족들에게는 놓칠 수 없는 기회였다. 황씨는 다음달 블랙프라이데이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블랙프라이데이는 11월 넷째 주 금요일로 미국 유통업체들이 연말을 앞두고 세일을 시작해 최대 규모의 이뤄지기 때문에 국내 해외직구족도 잠 못드는 기간이다. 황씨는 “아이들 크리스마스 선물로 줄 레고와 갭 등 할인 폭이 큰 의류를 구입하려고 한다”며 “친구들도 커피머신부터 침대 매트리스까지 국내보다 훨씬 저렴하게 살 수 있다고 해 눈여겨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직구 1조원 시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직구는 1,115만8,000건에 1조1,356억원에 달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727만 6,000건, 7,538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각각 45.7%, 48.5% 늘어난 것으로 이는 우리나라 민간소비 중 0.2%에 해당했다. 해외직구가 늘면서 해외직구를 경험한 국민 1인당 소비금액도 연평균 87만4,000원에 달한다는 대한상공회의소의 통계도 있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이 해외직구를 하는 이유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국내에 아직 들어오지 않은 제품을 구입하려는 수요도 해외직구 증가에 작용하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해외직구가 활성화하면서 그 트렌드도 바뀌고 있다. 한은은 해외직구에서 의류가 차지하는 비중은 줄어드는 반면 신발, 가방, 화장품, 가전, 통신기기의 비중은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베이를 운영하는 옥션과 해외배송전문업체 몰테일에 따르면 2010년 이전 해외직구 초기에는 상품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 잘 알려진 사이트인 아마존이나 이베이를 통해 비타민이나 허브제품 등을 많이 구매했다. 이후 2012년까지 해외직구 카페와 관련 커뮤니티가 활성화하면서 아기엄마들을 중심으로 짐보리, 피셔프라이스 등 해외 유아동용품이 주요 해외직구 품목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에는 국산 대형 TV가 국내가격보다 50%이상 저렴하다고 알려지면서 국산 TV, 가전제품까지 직접 구매하면서 관련 시장이 크게 커졌다. 레고와 건담 등 희귀품목이나 단가가 비싼 패션상품, 캡슐커피 등으로 해외직구 품목이 더욱 다양화하고 있다. 11번가에서도 초중급자는 유아용품을 많이 사지만 고수들은 맥의 홀리데이컬렉션 한정판, 마크제이콥스 립스틱 등 국내에 입고되지 않은 화장품이나 명품, 골프채 등을 찾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올해는 특히 해외 직구 관련 별도의 수입신고절차가 생략되면서 관세나 부과세 등을 면제하는 목록통관 대상이 일부 식·의약품을 제외한 모든 소비재로 확대되자 해외 직구 인구가 급격히 확대됐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정소미 옥션 해외직구 팀장은 “해외직구가 늘어나면서 관련 품목뿐 아니라 직구를 하는 국가도 일본, 영국, 독일 등으로 다양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전혼잎기자 hoihoi @hk.co. kr
출처: http://m.news.naver.com/read.nhn?sid1=101&oid=469&aid=0000027322 |